역사야놀자
■ 추석의 유래 1편

설날과 함께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 추석(秋夕)이다. 추석(秋夕)은 음력으로 8월 15일 한자어(漢字語)로 가을 저녁이란 말인데,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우리 조상은 추석을 가배(嘉俳), 가윗날 또는 한가위라고도 불렀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으로 한가위는 팔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가배라는 말은 신라에서 한가윗날에 궁중에서 하는 어떤 놀이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하는데, '삼국사기'에서는 이 놀이에서 한가위가 유래하였다고 한다. 과연 어떤 놀이였을까?

신라 유리이사금은 서기 24년에 아버지인 남해 차차웅이 죽은 뒤 왕위를 물려받았는데 이때의 일화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그 당시는 아직 왕위세습이 이루어지지 않고 추대에 의해 왕위가 정해졌다. 남해 차차웅이 죽기 전, 유리는 누이의 남편이자 대보라는 최고 관직에 올라 나라를 다스리던 탈해에게 왕위를 양보하려고 했다. 그러나 탈해가 덕이 많고 지혜로운 사람이 임금의 자리에 올라야 한다고 거절하면서, 덕이 많고 지혜로운 사람은 치아의 수가 많다는 속설에 따라 왕이 될 사람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 왕위를 양보하던 유리와 탈해 두 사람은 떡을 깨물어 새겨진 치아 개수를 세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유리의 치아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와 유리가 임금 자리에 올랐다. 이때부터 신라에서는 왕을 가리키는 칭호를 차차웅에서 이사금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다.

또 '삼국유사'에서는 유리이사금 때 쟁기, 수레 등 농기구가 만들어졌고, 얼음을 보관하는 장빙고도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유리이사금은 농업을 크게 장려하고 어진 마음으로 백성의 삶을 돌보기도 했다. 서기 28년, 유리이사금은 궁궐 밖을 두루 돌아보다가 한 노파가 굶주림과 추위로 죽어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를 보고 크게 마음 아파하며 노파에게 자신의 옷을 벗어 덮어주고 밥을 주어 먹게 했다. 그리고 관리에게 명하여 곳곳마다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노인과 늙고 병들어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문하고 양식을 나누어주고 부양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웃 나라 백성이 이 소문을 듣고 신라로 옮겨오는 이가 많았다고 한다. 또 그해에 백성의 생활이 즐겁고 편안하여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이때 백성이 부른 노래가 '도솔가(兜率歌)'라는 것이다. 이 ‘도솔가’는 그 내용이 전해지지는 않고 있으나 신라 유리왕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고, 백성을 얼마나 사랑한 어진 임금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추석의 유래가 생겨난 것도 그런 성품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 2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